아름다운동행

넋두리...해봅니다

췌
췌장 삼성병원 조조
2026.09.11 12:44 | 조회 629

안녕하세요. 저는 췌장암 환자 보호자 (딸)입니다.

아버지의 병환을 알고 너무 마음이 힘들었던 여름이 지나고 어느새 가을이 되었네요.ㅡ

요즘 저의 마음에서 이런저런 복잡함이 올라와 괴로운데 털어눃을곳이 없어 여기에 주저리 글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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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부모님은 제가 어렸을적부터 형편이 좋지않으셨어요ㅡ 경제적으로 어려우시다보니 어릴때부터 크고작은 다툼이 잦았고 저는 그런걸 다 겪어오며 자랐습니다..

그러다보니 제 앞가림은 제가 하려고 어릴때부터 노력했던거같아요. 공부도 열심히하고, 대학생이 되어서 부터는 경제적으로 자립했지요. 학비, 기숙사비, 그리고 결혼자금까지 스스로 다 마련해서 손 벌리지 않았습니다.

그런 과정 속에서 저는 대학교 친구들과 그때만 누릴수 있는 그런것들을 어느정도 포기하며 살았고 . 평일주말 할거없이 아르바이트 하느라 시험기간엔 새벽까지 공부하고 나름 힘들었던거같아요..

취직하고는 결혼자금 모은다고 그 흔한 네일아트도 한번 못해보고 예쁜옷은 일부러 쳐다보지도 않았어요. 나중에 하면되지 하면서요..

이제 결혼해서 예쁜 아가들도 낳고 안정을 찾나 했어요. 지금은 부모님도 어느정도 경제활동을 하시니 저희가 만나면 식사비는 내는 정도로 생활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아버지께서 암 진단을 받으신거에요.. 사랑하는 아버지를 잃을수 있다는 슬픔 .절망감과 동시에 ..실비도 보험도 없는 아빠. 그리고 엄마가 걱정되었어요. 저희 가정도 둘이 벌어 빠듯하게 생활하고 있지만.. 부모님 걱정이 앞서더라구요

그래서 있는돈 없는돈 생각하지 않고 아버지 병원비에 보탰어요. 그동안 불평하지않고 당연하다며 답해주는 신랑이 고마웠어요. 아이들 사교육도 당분간 끊고 일단 아빠만 생각하자 달려왔습니다.. 물론 누가 시킨것도 아니고 제가 원해서 한거지만요..

그런데 돌아보니 문득문득 저의 삶이 안타깝고..저한테 장가와 같이 이걸 겪고있는 신랑에게 미안하더라구요..그러다 아차 이런 생각을 하는 제 자신이 죄스럽고 화가 나요..아빠가 아프다는데..!

아버지는 아는지 모르는지 저희한테 미안하니 만나면 본인이 돈을 쓰려고하고 친구분들 만나서도 자꾸 본인이 밥 사려고 하고 그렇더라구요.. 저는 그런 모습을 보면서도 앞으로 치료비는 어찌하려고 저러시나 걱정도 되고 아빠의 마음도 이해가 되고 그렇습니다..

양가감정이 많이 생기는 요즈음이고.. 삶에 대한 생각도 많아지는 요즈음입니다.

가족이 아프다는데 이런 생각을 하는 제가 너무 못됐지요.

어떨땐 그냥 가족들 생각하지않고 도망치고싶기도 해요..

이런 제가 싫어요 우울증인지 뭔지.. 누구에게라도 털어놓고싶어요.. 답답하고 괴롭고 눈물납니다..

저는 나중에 우리 아이들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면 노후준비도, 보험도 열심히 준비해야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긴병에 효자 없다는말 정말 싫어했는데요,

벌써부터 이러는게 말이 되나요? 투병을 하더라도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 치료에만 전념할수 있는 분들이 부럽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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