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TIJ] 홍해 앞에서...

야
야아츠lYaatsl위본
2025.07.14 11:03 | 조회 605

어느 날, 내 이름 앞에 '위암 환자'라는 낯선 말이 붙었다.

그날 이후, 삶은 매일 홍해 앞에 선 것 같다.

​

뒤에서는 두려움이 쫓아오고,

앞에는 바다... 깊고 차가운 바다.

​

걸음을 멈추면 잡힐 것 같고,

걷자니 빠질 것 같은 시간 속에

나는 조용히 무너지고 있었다.

​

​

“여호와께서 너희를 위하여 싸우시리니 너희는 가만히 있을지니라.” (출 14:14)

​

그 싸움은

내가 온몸으로 버텨야 하는 싸움인 줄 알았다.

수술대 위에서, 항암치료의 쓰디쓴 뒷맛을 견디는 내 안의 전쟁에서

내가 다 싸워야만 이기는 줄 알았다.

​

그런데 하나님은

“내가 싸운다”고 말씀하셨다.

​

너는 ‘가만히 있으라’고...

​

가만히 있으라는 말이

그토록 따뜻하게 들리긴 처음이었다.

​

“선포하라.”

결과가 없더라도,

길이 안 보여도,

먼저 말하라고 하셨다.

​

믿음은 선포하는 것이다.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신다”고 먼저 말하는 것이다.

​

마음이 흔들리는 날엔

입술이 먼저 믿음을 말해야 한다.

소리 내어 외치는 것이 아니라,

가만히 속으로 되뇌이는 고백이라도 좋다.

​

믿음은 걷는 것이다.

물이 갈라지기 전에,

먼저 발을 내딛는 일.

오늘 하루를 살아내는 일.

밥 한 숟갈을 넘기고,

잠시 햇볕 아래를 걷고,

다시 내 이름으로 기도하는 것.

​

이 모든 것이

내가 바다를 건너는 방식이 되었다.

​

​

주님,

오늘도 내 삶엔 홍해가 있습니다.

낯선 통증, 흔들리는 마음,

또다시 찾아온 불안의 그림자.

​

그러나, 우리는 압니다. 믿습니다.

​

내가 싸우지 않아도

당신이 싸우고 계시다는 걸.

내가 다 알지 못해도

당신이 길을 내신다는 걸.

​

그러니 오늘도

이 믿음의 고백을 안고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한 걸음 걸어 나가겠습니다.

​

당신을 신뢰하며

걸어가는 이 걸음이

내게는 가장 깊은 예배입니다.

​

아멘.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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