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위암투병 14개월차, 기력없는 아빠에게 편지를 쓰고있어요

오
오롤롤로 l 위보
2025.02.09 22:50 | 조회 1k

아빠는 병원에 계세요.

간호병동이지만 체력이 떨어지고 옆에서 모든걸 다 케어해 줄 수없어서

엄마만 간신히 허락받고 옆에서 보호자로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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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러면 안되지만 보고싶어서 몰래 주말에 한번씩 엄마와 교대로 목걸이를 바꿔차고

잠깐 아빠를 보고 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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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위와 십이지장이 막혀서 제대로 못드신지는 한달이 넘었고,

물조차 못드신지는 2주가 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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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바짝 말라가는 아빠의 모습을 보면 울지않고 밝아져야지 해도

눈물이 자동적으로 맻히는건 어쩔수 없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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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엔 진통제 때문인지 거의 잠만 주무시는데, 그럼 섬망이 올수 있다고 하더라구요.

덜컥 겁이나서 최대한 깨우려고 애쓰는데 그래도 병든 닭처럼 다시 꾸벅꾸벅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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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경미한 섬망이 느껴져요. (엄마는 잠꼬대로 알고있는, 잠이 덜깬 소리로 알고있는)

지금은 눈뜨셔서 차를 찾고, 멍해진 상태로 조금 뒤에 현실 인지를 하시지만

이게 더 심해질까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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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아무것도 못먹어 기력없는 사람을 붙잡고 이리저리 말시키며 대답하라고 종용하는것도

고문인것 같아, 편지를 쓰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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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제 기준으로 편지를 써서 아빠가 보기엔 너무 작은 글씨라는걸 오늘에서야 알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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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 지금은 미래에 대한 얘기 - 이겨내자는 얘기

우주인이 우주에가면 식사를 제대로 못하고 영양제 혹은 영양캡슐로 기력보충한다며

아빠는 우주인 체험중이고 곧 지구인처럼 식사하자는

시덥지도 않은 농담이 주를 이루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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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적은 답장을 쓰는 동안만이라도 하나에 몰두해서 시간을 허비하지 않으시게 하는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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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희망을 그리지만.

언젠가 모를 미래의 편지들은 웰다잉과 유지를 물어보는 말들이 편지에 쓰여지겠죠?

그 언젠가 모를 편지들이 최대한 스무통 아니 백단위의 뒤에 일이 되었으면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곧 닥칠 일들에 대해 아빠에게 알려주는게 차마 입이 안떨어져서

편지라는 매개체를 저변에 깔고 가는것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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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때 아빠는 나와 대화가 안통해. 라는 투로 편지를 써보곤 처음 써보는 편지에

서두부터 눈물이 나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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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뭐라고 - 친구들 생일카드 , 남자친구 기념일 등엔 그렇게 잘 적던 편지들인데

아빠에겐 생에 끝에서 전달드리는 편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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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적고나서 아빠에게 편지를 적어야겠어요

상대를 고려한 아주 큼지막한 글씨로 - 마음을 전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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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마음은, 표현해야지만 값어치있는거같아요.

항상 늦게 알아채서 문제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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