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집에 잘 다녀왔습니다.

백
백설기l방보
2024.09.10 14:55 | 조회 738

방광암 4기

다발성 간전이

마지막 항암 중이지만

몸 구석구석

전이 안 된 부분이 별로 없는

아빠를 집으로 모실지 묻는 글을 남겼고

많은 경험과 위로를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

결론은 힘들었지만

집에서 하루 지내고

병원으로 돌아왔어요.

​

저는 퇴원을 반대하는 걸로 결정했지만

엄마 고집이 워낙 거세서

저 몰래 앰뷸런스 타고 퇴원을 하셨더라고요.

엄마랑 크게 싸웠답니다.

​

엄마는 희망을 내려놓은

자식들과 달리

항암에 희망을 거셨던 것 같아요.

​

아빠가 너무 안 좋아지셨지만

그래도 살릴 수 있다면

뭐든 하고 싶어 하셨기에…

아빠에게 엄마가 갓 지은 밥도 해주고

집에서 씻겨주고

대화도 가능하실 거라 생각해서

의료진 만류를 불구하고 아빠와 집에 가셨고

덕분에 저도 어젯밤 뜬눈으로 지냈어요.

​

여하튼 엄마도 비로소 내려놓으셨답니다…

하루 지내보니 보호자가 힘든 것은 둘째치고

통증에 몸부림 치는 남편을 곁에 두고

밤새 어떤 처치도

통증에 도움이 되지 않는 모습을 보고

이제는 누가봐도 항암을 할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을…아프게 인정하고

다시 입원했어요.

​

항암 포기하고

호스피스 대기합니다.

​

머리에는 결론이 있어도

가족 일에는 감성이 앞서니

어떤 선택도 자유롭지 못하더라고요.

분명 후회도 남을 겁니다.

그래도 간절히 귀가를 원하셨던 아빠를

집에서 뵈니,

극렬하게 귀가를 반대했던 제가

미워지더라고요.

​

다행히 하루지만

원대로 집에서 잘 버티고

다시 오지 못할 공간에서

병원으로 가셨어요.

​

사는게 뭘까요.

사람의 선택은 필연적으로 후회를 남길까요.

​

황달로 샛노란 아빠의 손을 잡고

“집에 빨리 못 데려와서 미안해.

사랑해.”했지만

통증에 지친 숨소리만 들립니다.

​

집으로 갈까 병원에 남을까

고민하시는 분들께

이런 사례도 있다 남겨봅니다.

지난 주 조언 정말 감사했어요.

이별의 시간, 잘 준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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