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여름 장마가 길어지니, 엄마가 저를 찾아오지 않네요.

강
강남콩순이l난소보
2024.07.24 13:23 | 조회 1.5k

안녕하세요. 동행식구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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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길고 긴 장마가 계속 되네요, 언제쯤 그칠지...

덥고더군 대구에서 나고자랐는데, 여전히 더위는 적응이 되지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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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즈음에 마지막으로 글을 올리고 오랜만에 올리네요.

저는 그 동안 따뜻한 봄도 보내고, 엄마가 없는 첫 생일을 맞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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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이 시작되는 5월 말 무렵이 제 생일이였는데요

저를 낳는 날도 아주 더워서 엄마가 고생을 했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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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작년 9월에 가셨으니, 작년 5월 생일이였네요,

이미 항암치료를 중단하고 고관절로 퍼진 암으로 엄마의 다리는 코끼리다리처럼 퉁퉁부었습니다.

걸음 떼는 것도 힘들었는데, 그 날 만큼은 마약진통제를 독하게 먹고 엄마가 제 생일상을 차려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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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끓여주는 마지막 미역국이야, 더 오래 함께해주지못해 미안해'

라는 말이 엄마가 저에게 건낸 이승에서의 마지막 축하인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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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날 때까지는 엄마가 생일축하노래를 불러주지 못하니 녹음도 했지요,

그래서 이번 생일은 엄마 목소리만 함께하는 생일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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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도, 친구들의 부모님들도 제가 혼자보내면서 울진않을까하는 마음에

대구에서 바리바리 반찬을 해서 서울집으로 보내주시고,

텅 빈 냉장고가 한동안은 반찬냄새로 가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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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생일도 맞이했어요,

6월 중순쯤 엄마 생일이였는데, 주인공이 참석을 못했었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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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는 챙기지 말고, 제 생일과 엄마 생일에 각자 좋아하는 음식 차려두고 수저만 하나 놓자고 약속해서

그 날도 엄마가 좋아했던 닭발과 나물반찬, 제철과일을 한 가득 차려놓고 저만 배불리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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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초에는 제주도에 수국이 피는데요,

엄마랑 4년 전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엄마생일맞이 제주여행을 갔었어요.

그 때 사람 얼굴만한 수국을 보고 엄마가 엄청 좋아했었는데

그 곳을 다시 찾았습니다.

이상기온으로 수국이 제법 많이 떨어졌는데

엄마랑 갔었던 곳만큼은 아직 활짝 펴 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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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저기서 사진을 찍은게 그렇게 좋았는지,

핸드폰이던 지갑이던 모든 곳에 저랑 같이 찍은 사진으로 도배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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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상에서도 '다 나으면 수국보러가야겠다' 라고 했는데

이제 엄마는 원없이 하늘에서 내려다 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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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떠난 후로 밤 하늘의 달이 환한 날이면 꼭 엄마가 저 보러 온 듯해요,

엄마가 떠나도 항상 같이 있겠다고 했는데

태양으로 오면 뜨거워서 못쳐다보니까, 보름달로 찾아올게 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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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이 많아서 혼자 자는 걸 무서워했는데

달이 밝은 날이면 엄마가 지켜주는 것같아서 창문을 열어두고 한참 쳐다봐요,

그러다가 울고,웃고,잠들고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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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장마가 길어지니 달 보기가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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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떠난 후로는 아주 어렴풋하게 엄마가 꿈에 나온 것 같은데 확실하진 않아요

다른 분들 보면 '나 잘있다' 라고 꿈에도 나온다는데,

우리엄마는 왜 안나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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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딸에게 짐이 된다고 입에 달고 살았는데

더 이상 짐이 되기 싫어서 영원히 떠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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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랑 한창 항암치료받을 때도 장맛비가 왔었고

엄마랑 마지막으로 함께 한 추억들도 이맘 때였고

이 긴 장마가 빨리 끝나야 제 마음도 단단해 질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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