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바람난 남편.

빛
빛나는 전진 I 대본
2024.07.07 09:29 | 조회 6.6k

지난주까지 이것저것 요리?도 해주고,

수발도 잘 들던 남편이…

​

요즘 유행이라는 달걀 양파 덮밥.

군대 스타일로 만들었다는 닭도리탕.

첨가물 없는 햄으로 했다는 부대찌개.

밀키트 주꾸미 먹이고 밥 볶아줌.

또띠아로 구운 고르곤졸라 피자.

또 밀키트 죄책감에 배추를 추가로 넣었다는 짬뽕.

​

이때만 해도 믿었었는데,

먹을 거에 속았습니다…

진짜 몰랐습니다.

남편이 바람난 것을.

그때 알아챘어야 했는데!

저는 평소에도 물을 자주 안마시는데,

남편은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면서

수시로 텀블러 여러개에 물온도를 맞춰

제 방 침대맡이나 제가 있는 곳곳에 갖다 놓습니다.

​

그런데 지난주부터 물시중이 뜸한 거예요.

없던 짜증도 좀 내고 말이죠~

그래서 안경을 쓰고 남편을 지켜봤습니다.

(관찰시에만 안경 착용 - 가끔 날 째려보는 거 걸림)

​

그러다 한밤 중에 남편 방을 기습했는데!

남편이 잠도 안 자고 뒤척이고 있지 뭔가요!

제가 방에 들어온지도 모르고 침대에 모로 누워,

이상한 자세로 한 발을 들고 이러저리 몸을 꼬고…

​

안 자고 뭐해??

​

화들짝 놀란 남편은 그제야 이실직고를 했어요.

지난 주에 왼쪽 발 새끼발가락을 문에 살짝 부딪혔는데,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다가 지금은 점점 아프고 부어서,

상태를 지켜보는 중이다…?

​

다음날 바로 병원에 데리고 갔습니다.

의사 왈,

​

통풍이에요~

​

통풍이라니!!!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그 통풍?!

남편은 바람이 나서… 바람이 들어서…

그렇게 아파했는데 난 내 아픔에만 젖어서 몰랐네ㅠ

​

그리고 며칠,

암환자가 보호자를 케어하기로 합니다.

약 먹으라고 물도 갖다 주고요~

오늘은 보호자가 요구하는 김밥을 할 거예요~

다행히 약만 먹어도 금방 낫는다는군요.🥹

​

약 먹은 남편이 농담처럼 말했습니다.

​

어후~ 당신 없으면 난 못 산다니깐!

​

예전 메세지 사진과 글을 보다가…

잠시나마 내가 기분이 좋으면 좋다던 남편…

​

나 없이 못 산다는 그의 말이,

농담이었으면 합니다. ㅎㅎ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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