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암 환자 식사 원칙 세워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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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634
2024.05.07 18:25 | 조회 2k

몸이 아프면 먹는 것에 더 신경을 쓰게 됩니다. 그래서 암 치료에 어떤 음식이 좋고, 어떤 건 먹지 말아야 하는지 제게 많이들 물어보십니다. 저는 어떤 특정한 식품을 아예 먹지 말라는 말은 거의 안 합니다. 암을 일으키는 메커니즘 자체가 너무나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발암물질은 단독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기보다는 서로 다른 물질이 반응해서 전혀 새로운 물질로 만들어지기도 하고, 어떤 것이든 한두 번 먹는 것 정도로 위험하지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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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강력한 발암물질 중 하나인 니트로사민의 경우, 아질산(질산염이 산화되면 아질산염이 됩니다)과 2급 아민이 반응해 만들어지는데요. 산나물이나 시금치, 쑥갓, 무, 배추 같은 채소에는 질산염이 풍부합니다. 질산염은 단독으로 보면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아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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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 얻어진 음식은 별 문제가 없습니다. 문제는 그것을 한 단계 가공할 때부터입니다. 아질산염은 햄, 소시지, 베이컨 등의 육가공품의 색소고정제로 널리 사용됩니다. 이것을 먹을 경우 위 속에서 아민을 함유한 식품과 위산에 의해 니트로사민이 만들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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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트로사민이라 하더라도 약간 섭취하는 것은 크게 문제가 없습니다. 니트로사민은 심지어 김치와 고사리, 유제품, 청주와 맥주 같은 술, 식용유 등에도 함유돼 있습니다. 이들 음식은 좋은 점도 많이 갖고 있습니다. 그 외에 니트로사민은 식용유에 튀긴 감자튀김, 도넛, 소금에 절여 말린 생선, 생선을 태운 경우, 오래된 땅콩 같은 견과류나 옥수수에서 자라는 곰팡이에도 많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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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대해 얘기할 때 이런저런 성분이 많이 함유돼서 좋고, 이런저런 성분이 소량이어서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단지 오래돼 오염이 의심되는 음식, 소금이나 간장에 절여 장기간 보관하는 음식, 인스턴트식품, 패스트푸드, 훈제 가공한 고기나 생선 등을 덜 먹거나 피한다면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문제는 나쁜 음식에 오랫동안 길들여져서 그것이 습관이 되었을 때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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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격한 식사 원칙을 세우지 마세요. 엄격한 식사 원칙이 생기는 순간 그것은 습관이 됩니다. 살코기라면 한 점도 먹지 않고, 지방은 다 떼어다 버리는 분들도 있습니다. 채소가 몸에 좋다고 하루에 서너 잔씩 녹즙을 먹는 분, 물을 하루에 몇 리터씩 마시는 분, 외식이 나쁘다고 절대로 안 하는 분, 화학조미료를 절대로 쓰지 않는 분, 카레가 좋다고 모든 음식에 카레를 넣는 분들이 계십니다. 어떤 음식이든 경우에 따라 안 먹을 수도, 덜 먹을 수도, 더 먹을 수도 있습니다. 독약을 먹는 것처럼 음식을 먹을 때 긴장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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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투병은 ‘누가 완벽하게 치러내나’ 하는 의지의 시험장이 아닙니다. 의지를 가지고 해야 하는 것은 무엇이든 고맙게 먹는 것이지, 종류를 가려서 먹는 게 아닙니다. 따라서 일부러 병원에서 나오는 밥처럼 식단을 짜지는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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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식단대로 5대 영양소인 탄수화물,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지방을 적당히 섭취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중에서 한 가지를 덜 먹거나 더 많이 먹을 때도 있을 겁니다. 모자라거나 넘치는 부분은 그 다음 식사에서 보완하면 됩니다. 보호자는 식사 메뉴를 고민할 때 ‘앞으로 먹을 음식’을 계획하기보다는 ‘이미 먹은 음식’을 적어두는 게 훨씬 낫겠습니다. 이렇게 하면 장을 보면서 ‘저번 식사 때는 꽁치를 먹었으니 이번에는 꽁치 대신 다른 걸 사볼까’라고 생각하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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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복잡하지 않게, 즐겁게 먹으면 약이 됩니다. 가족과 함께, 꼭꼭 씹어서 맛있게 드세요. 오늘도 여러분을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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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욱 드림(대암클리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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